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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3일 밤 11시, 갑자기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로 급등했고 한국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30% 이상 급락했다. 시장이 열려 있었다면 한국 주식시장도 폭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외 상장지수펀드(ETF)는 5% 넘게 하락했다. 원인은 분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비상계엄이 실제로 발표됐다. 국회 의결로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향후 국내 정치는 요동칠 것이고 전세계는 한 부동산중개업소위반 국을 주목할 것이다. 이후 한국 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2025년 경기침체 우려에 기준금리 인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는 어떤 상황인가? 최근 한국은행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3.25%에서 3%로 낮췄다. 이유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다. 스파크s lt 금리를 인하해서 경기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2%에서 1.9%로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수출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회복 지연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불확실한 경제정책으로 한국 수출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신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제2금융권무직자대출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발표했고 중국에도 10% 관세가 추가될 예정이다. 한국은 미국의 8위 무역 적자국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순차적으로 무역 압박을 가해올 것이고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는 미국에 1157억달러를 수출했고 전체 수출에서 18%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희
내수는 어떤 상황인가? 2023년 2분기 이후 민간소비는 1% 내외의 낮은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내수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가계는 1900조원에 가까운 빚 부담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고 폐업한 자영업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건전재정을 외치며 지출을 늘리지 않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50% 이상을 차지하 농협토지담보대출 는 내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전체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 감소 우려와 내수 부진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단어는 ‘불확실성’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국가의 정치 불확실성으로 수출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있다. 불확실성은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씀씀이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던 한국 경제, 그런데 여기에 비상계엄이라는 폭탄이 던져졌다.
경제 분야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비상계엄에 준하는 정책 실패를 반복해왔다. 미래 글로벌 기업 생태계를 좌우할 아르이(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방치했고 국내에 유치해야 할 한국 기업 투자를 미국에 빼앗겼다. 부실에 빠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살리기 위해 수십조원의 가계부채를 동원했고 대규모 기업과 부자 감세로 재정적자가 2024년 상반기 100조원을 넘어섰다.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과의 전략 외교에 실패하면서 무역적자 규모가 커졌고 물가 관리와 금리정책을 실기하면서 국민의 실질임금은 지속 감소했다. 서민은 절규했고 자영업자는 울었고 기업은 불안했다.
대통령의 한가한 인식과 행보
한국 경제에 폭탄이 터지고 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만은 한가했다. 2024년 8월 “경제가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다”, 9월 “강한 의지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다. 확실하게 밝은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10월 “설비투자와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건전재정을 확립하여 경제의 펀더멘털을 튼튼하게 했다”고 밝혔다.
가장 백미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에 대한 인식과 정책 대응이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행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살리겠다는 민생 토론회였다. 내수 소비가 급감해서 매출이 줄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대책은 노쇼(예약 부도)를 줄이기 위해서 벌금을 부과하고 백종원씨와 같은 민간 상권기획자를 1천 명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왜 의사 정원처럼 2천 명이 아닌지 사뭇 궁금하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상속세를 낮춰야 한다고 말하고 수십억원의 고급차가 많이 만들어지고 초고가주택이 더 많아져야 경제가 좋아진다는 말은 이제 애교 수준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명백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운 것은 경제정책이었고 그 핵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또 비상계엄이라는 폭탄을 던졌다.
향후 세계 경제는 불안하고 더욱 불확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당선자는 국수적인 경제정책으로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 당장 미국 정부를 믿고 790억달러(약 110조원)를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금과 세금 감면 약속을 굳게 믿고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전세계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룹 총수들을 몰고 다니며 투자를 약속했고 기업들은 미국에 투자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자는 보조금을 폐지하겠다면서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한, 한국 기업들에 임금을 올려야 한다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약속 파기를 넘어 트럼프 당선자는 한국을 머니머신(Money Machine)으로 규정했다. 한국으로부터 방위비 분담금을 매년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 받아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정치와 외교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금리 인하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내수 경기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정책이 한계를 보이며 일종의 유동성 함정(금융정책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증가하지 못하는 현상)에 빠질 수도 있다.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통령은 정치, 외교 그리고 재정정책의 핵심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24년 6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 국정 브리핑이란 형식으로 동해에 140억 배럴의 원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발표를 했다. 값으로 치면 2200조원으로 우리나라 1년 GDP를 넘는 규모라고 말했다. 비상계엄과 같은 깜짝발표였다.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다.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동해에서 원유만 터지면 한국 경제 문제는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호언장담했다고 한다.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윤 대통령의 맹목적인 사랑이 확인된다.
트럼프, ‘보조금 폐지’ 으름장 놓는데
2024년 11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저도 이제 산업부로부터 보고받는 과정에, 전세계에 해상 유전, 해상 가스전에 대한 시추와 성공 사례 또 확률 등을 쭉 보고받았는데요. 정말 운 좋은 건, 한 번에 나온 것도 있는데, 거의 없고요. 여러 차례 해야 됩니다. 그런데, 가장 지금 확률적으로 높은 데다가 이제 시추공을 뚫기 시작하는데, 하여튼 뭐,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뭐 예산을, 아무래도, 하나 뚫는 데 한 1천억? 정도 든다고 그랬나? 경제수석, (예, 맞습니다) 1천억이죠? 예. 그런데 이게 뭐 되기만 하면은 뭐, 하여튼, 수천조의 저게 나오는 거기 때문에, 그리고 이거는 뭐, 하여튼 이 수역에서는 굉장히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정확히 이해가 어려우나 윤 대통령이 쓴 수천조라는 단어에서 기대감과 믿음이 전해진다.



동해 심해 석유탐사 데이터를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2024년 6월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이후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이 국회에서 삭감되자 대통령실의 반응이 윤 대통령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밝혔다. “야당은 석유와 가스가 나와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건지 묻고 싶다.” 심지어 비상계엄 발표에서도 윤 대통령은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에 대한 예산 삭감이 계엄을 발표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연간 1천억달러(원화 130조원) 규모로 반도체를 수출하고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조선업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빅3를 차지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2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보유한 한국 경제가 갑자기 동해 대왕고래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국 경제는 정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수출의 길도 내수 회복 방법도 정치에서 나와야 한다. 정치가 경제이고 경제가 정치인 이유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본은 일명 ‘모시토라’ 대책을 준비했다. 모시토라(もしトラ)는 ‘혹시 트럼프’라는 뜻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에 대비해서 일본은 정치, 경제적으로 준비를 했다. 트럼프 성향을 잘 이해하는 관료들을 미국 현지에 실전 배치하고 트럼프와 관련된 로비기업과 계약을 확대했다. 또한 트럼프 신정부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유력 인사들과 접촉을 늘려왔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치가 미리 대비하고 움직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준비와는 전혀 다른 대응이었다.
비상계엄 이후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고 경제활동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경제외교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을까? 한국 기업들이 대통령을 믿고 투자를 늘릴 수 있을까? 국민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
윤석열 정부가 동해 유전사업을 비밀리에 추진하면서 ‘대왕고래’라고 불렀다고 한다. 대왕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다. 흰긴수염고래라고도 한다. 대왕고래는 100년여 전 우리나라 해상에서 자주 발견됐다. 그러나 이후 자취를 감췄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마도 10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100년 전,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에 있었다. 일본의 식민 통치하에서 우리나라 경제는 처참한 상황이었고 일제의 수탈에 우리 민족은 배고픔과 고난에 시달려야 했다. 설마?
한국 경제는 정치가 필요하다
위기는 기회다. 비상계엄으로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위험에 머물러 있지 않고 기회를 찾아야 한다. 단,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정치는 한순간에 바꿀 수 있지만 경제는 회복하고 기회를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가 위험에 빠지는 시계추가 돌기 시작했다. 당장 멈춰야 한다. 동해로 고래를 잡으러 가자고 노래했던 ‘고래사냥’(1975년)은 사람들에게 비관적인 삶을 부추긴다고 해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대중가요는 언제든 비관과 긍정을 모두 노래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는 비관에 빠지면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 투자 전문가로서 경제를 분석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말한다. “당장 ‘대왕고래’를 멈추게 해야 합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명지대 겸임교수